어글리어스는 못생긴 채소를 구출하는 프로그램이다. 원하는 양만큼, 원하는 주기마다 집에서 받아보는 랜덤 채소박스 구독 서비스이다.
글, 사진: 빵작
어글리어스를 알게 된 건 지난 여름이다. 한번 관심있게 지켜봤더니 알고리즘이 자꾸 보여줘서 어느날 마침내 사이트를 둘러 보았다. 친환경 유기농 제품들이지만 못생겨서, 또는 판로를 찾지 못해 팔지 못하는 채소를 정기배송 형식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요즘 건강한 야채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조금 더 천천히 둘러 보았다.
프로세스는 위와 같다. 일단 회원가입을 하고, 정기배송을 신청한다. 박스 크기 부터 선택하는데, 나혼자 사니까 1~2인 가구 사이즈로 선택, 배송 주기는 1주 ~ 3주 선택할 수 있는데 집 비우는 날이 많아 3주로 선택했다.
알러지가 있거나 좋아하지 않는 야채는 아예 제외할 수 있도록 선택도 미리 해 둔다. 10개까지 자동제외 품목을 선택할 수 있다. 카드 등록을 함으로써 정기배송을 시작한다. 당장 비용을 지불하는 건 아니다.
배송하기로 한 날로부터 4일 전, 품목을 알려준다. 품목을 쓱 보고 바꾸고 싶은 게 있으면 더하거나 뺄 수 있다. 그렇게 최종 결정하고 나서 결제를 한다. 최종 결정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이번 선택에서는 배송비 포함 17,950원을 결제하였다.)
배송될 야채와 관련된 레시피가 같이 온다.
박스가 온다. 이게 은근 기다려진다. 이미 야채를 골랐기 때문에 품목을 다 아는데,그래도 어떤 녀석들이 올까 궁금하다. 랜덤박스의 매력이다.
못난이 야채를 구하는 거는 친환경인데, 문제는 포장제가 많다. 그래도 다른데 보다는 많이 간소화 한 듯하다. 종이 봉다리에 보내 주는 과일 매우 간지 남.
야채 리스트와 레시피는 한장에 앞뒤로 프린트 되어 온다. 친환경 갱지. ㅎㅎ...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야채 리스트의 사연,, 흠.. 대체로 판로가 문제로구먼.
사실 집에 양념이 충분하지 않아 레시피대로 다 맨들어 먹지는 못한다. 이번에 만들어 본 버터갈릭고구마는 마시가 좋았다.
나는 9월부터 시작했는데 10월부터 배송요일이 확대되었다. 토요일에도 받아 볼 수 있으니 직장인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어글리어스는 등급제를 운영하여 혜택을 돌려준다. 나는 어니언 루키가 되었지. '못난이 양파'는 서양에서 어떤 레토릭인듯, 감자가 아니라 어니언으로 가는구먼. 흑백요리사 요리하는돌아이가 못난이 양파 스프를 만들었자나? 뭐 암튼...
어글리어스 프로그램을 하면서 좋은 점은 몰랐던 야채를 접할 수 있는 거다. 과일도 계속 새로운 품종이 나오다 보니 내가 선택하지 않는 이상은 맛볼 일이 없는 야채나 과일이 많다. 그런데 마트가서 사려면 포장단위가 너무 크거든. 어글리어스 박스에는 소량만 보내주기 때문에 내가 테스트 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모든 야채가 만족스러웠다. 못생겼을 뿐 순하고 건강한 친환경 야채라 믿음이 가고, 소포장의 특성상 귀하게 먹게 된다.
이번에 박스에 들어온 태추단감은 처음 먹어보는 감이다. 초록색 껍질을 보고 이게 익은건가? 의심했다. 그런데 와. 아삭아삭하고 너무 달고 맛있음. 마트에 약간 나와 있는데 이거 비싼 거네. 2개나 보내줬네? 럭키비키자나. 먹다보니 반쪽만 남아서 급히 사진 한장 찍어 보았다. 사과만 패는 내가 감을 먹어 보네. 이번 가을에는 감을 좀 먹게 될 것 같다.
내돈내산 직접 이용해본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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