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글

최고의 글 선생은?

빵작 2022. 4. 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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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포스팅에서 최고의 글선생을 소개하려고 한다.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책 좀 찾아 보신 분들은 지금쯤 눈치 채셨을 것이다.

최고의 글선생은 바로 '글쓰기'라는 것.

너무 뻔한가? 그 뻔한 걸 .. 안 . 하니까....

일단 쓰자. 이 네 글자는 내가 어딜 가든 목 놓아 외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나에게 처음 하는 말은 둘 중 하나다.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요...'

'제가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요. 글 잘 쓰고 싶어요.'

(아니, 그러니까 일단 써 보자고요.)

 

그런데 참 희한하다. 글쓰기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일단 책을 읽는다. 뭘 좀 알아야 쓸 것 아니냐고 한다. 달리기를 잘하고 싶으면 달려야 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사람은 그리는데, 왜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은 쓰지 않고 읽는 건지...... 읽는 이유는 뭘 써야 할 지 몰라서, 어떻게 써야 할 지 몰라서 라고 한다. 책으로 부터 글감을 찾는 것은 물론 좋은 방법이다. 어떻게 써야 할 지 몰라서 작법 책을 읽는 것도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언제까지 읽기만 할 것인가 물어보고 싶다.

난 물론, 쓸 게 없어서 안 쓴다는 말을 결코 믿지 않는다. 인스타에 페이스북에 많이들 쓰던데...... 할 말이 있다는 건 쓸 말도 있다는 뜻, 다시 말해 하루 종일 뭐라도 생각을 했거나 떠오른 느낌이 있다면 그게 바로 글감이다. 처음부터 완성된 논리를 펴려고 하니까 글쓰기가 어려운 거다. 흠...... 다독(많이 읽고), 다상량(많이 생각하고), 다작(많이 써라) 이라는 글쓰기 원리는 맞는 말이면서도 고약한 말이다. 쓰고 싶으면 쓰면 되는데 자꾸 다독, 다상량 한 후에 쓰려고 하니 시작을 못한다. 순서를 바꿔보자. 다작 하다 보면 다상량 하게 된다. 다상량 하다보면 궁금한 부분이 발생하고 찾아 보게, 즉 다독 하게 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산발적으로 서로 주고 받는 관계이다. 그러니까 다독을 핑계로 쓰기를 늦출 필요는 없다.

 

글쓰기에 또다른 국룰은 '많이 써라'이다.우린 일찌감치 '원고지 10장' 숙제를 만나며 글쓰기와 이별했다. 수많은 작법 책에는 '많이 써서 덜어내라'는 무시무시한 신화가 존재한다. 나 역시 카피라이터 초짜 때 최소 2배 이상의 바디 카피 원고를 쓰라고 배웠고, 해드라인에 관하여는 한 줄을 완성하기 위해 수천개의 문장을 써 보기도 했다. 어쨌든 많이 써서 줄이는 것은 정말 좋은 가이드이긴 하지만 글쓰기와 손절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하여 내가 주고 싶은 가이드는 '자주 써라'이다. 그냥 쓰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뭐라도 끄적여 보라는 말이다. 가끔 예전에 쓴 일기를 보고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낯선 내 모습을 만나기도 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리고 그때 그렇게라도 기록해 둔 나 자신에게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사실 난 너무 길어져서 문제였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하나도 빼놓지 않으려고 길어질 게 뻔해서 오히려 '피곤해, 안 쓸래.' 할 때가 많았다. 누군가는 길게 써야 해서 부담이고, 누군가는 길게 쓰게 될까 피곤한 거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각 잡고 길게 쓴다고 글쓰기이고, 짧은 메모라고 글쓰기가 아닌 게 아니라는 거다. 그냥 다 글쓰기다. 자신의 글쓰기를 비하하지 말고, 자신의 글에 자신감을 가지기를 바란다.

 

결론, 글을 써야 글이 는다. 엉뚱한, 혹은 신령한 데서 답을 얻으려 하지 말고, 오늘 당장 최고의 글쓰기 선생을 영입하자. 그 선생의 성은 글이요, 이름은 쓰기이다. 그 선생을 믿고 써 보는 거다. 그 선생을 붙잡는 방법은 내가 가져야할 약간의 의지다. 뭐 대단한 거 쓰려고 큰 의지 불태우지 말고, 그저 소소하게 되는대로 써 보자. 글재주(내가 정말 싫어하는 말이지만)만 느는 것이 아니라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는 신비 체험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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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Jzcj7atkZDg

https://youtu.be/rzUhIno6V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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