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라이프

바밤바는 무슨 맛으로 먹는가?

빵작 2022. 4.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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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라고는 없는, 의식 흐름따라 아이스바 토크

 

며칠 전 수퍼에서 싸구려 아이스바를 몇 개 집어 왔다.

'싸구려'라는 말은 상대적인 표현이다. 하겐다즈를 필두로 아이스바가 너무 비싸졌기 때문.

그런데 동네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또 왜 그렇게 생기는 거지? 

거긴 그냥 기분이 나빠, 뭔가 찝찝해. 그래서 안 가봄. 


그렇다면 '싸구려'를 빼고

 

[어릴때 먹던 추억의 아이스크림] 

- 이런 클리쉐에 담아본다.

ㅎㅎㅎ. 

 

언젠가 친구 말

누가바 먹고 싶어서 편의점에 물어봤더니 웬 할매취급을 하더라는

그나마 찾는 누가바가 없어서 실망했다는... 

ㅎㅎ.. 

그 친구 생각나서 누가바 포함해 몇 개 산 건데 정작 누가바에 대해선 할말 별로 없다. 

어렸을 때 초코바 짝퉁쯤으로 생각했었다.

'누가'를 이해하지 못했던 시절이다.

누가바에 누가는 들어있나?

하긴 비비빅도 이제는 크지 않다.

 

그치만 바밤바는 얘기가 다르다. 

어렸을 때 도대체 이걸 왜 먹나 이해가 안 갔다.

그니까 여기서 어렸을 때라 함은 진짜 어렸을 때다. 유치원~초등 저학년까지

 

이상하게 야식 (이라기 보다 밤 간식) 먹는 버릇이 있던 우리집 식구들.

그 버릇이야 부모님 버릇에서 온 거 겠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저녁에 아이스크림을 사 먹곤 했다. 

늘 심부름은 작은오빠 차지, 엄마는 희한하게 큰오빠는 안 시켰다. 집안의 장남이라며...

아 너무 싫어. 내 세대가 다 그랬겠지만...

 

난 초코바, 오빠들 건 생각 안나고, 엄마는 꼭 바밤바를 먹었다.

그때 먹던 아이스바 아직도 웬만한 건 다 나오는데 희한하게 초코바만 안나온다.

그래서 그 비슷한 거 먹으려면 하겐다즈, 나뚜루... 이런 걸 먹어야 해서 너무 비싸.

'누가바 초코'가 그나마 비슷한데, 잘 안 팔려서 들여놓는 가게가 별로 없다. 

 

 엄마는 왜 바밤바를 먹는가?

알 수 없었다.

초코렛도 발라져 있지 않고,

색깔도 이상하고,

달콤한 맛도 없고...

웬걸?

나이가 들어서 먹어보니 무지 달다.

밤도 들어 있고, 꿀(?)도 들어있다. 

진짜 밤이 들어있다니, 꽤 진실한 음식이다. 

이제는 내 나이가 그때의 엄마 나이보다 훨 많으니 

나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도 바밤바가 좋다. 

 

바밤바는 어른의 음식이었어.

 


 

어떤 아이스바건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맛이다.

묻어있는 아이스크림을 빨아먹던가, 긁어먹던가 

어떻게 먹든 나무맛으로 끝이난다.

그래서 결국, 아이스바의 맛은 다 똑같아지는 마법.

내내 부드럽다가 막판에 이빨에 부딪히는 딱딱한 식감은 문이 딱 닫히는 기분.

'닥 닥 닥...안녕히가세요, 아이스크림 끝'

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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