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제주도 공공도서관(만)을 이용하려고 했다가 지난달에 포기하고 전자책 회원가입 했다. 몇년 새 전자책 위주로 읽는 게 습관이 되면서 자기 전에 종이책은 어느새 좀 불편해 졌다. (역시 밤에는 사악한 블루라이트지.)
년초 올해의 이북을 정하곤 했는데 작년 밀레의 서재는 직원들이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지, 분류 또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편집이 많아서 나와는 살짝 맞지 않았다. 한마디로 홈페이지가 너무 현란함, 갈수록 필요한 것만 있는 단순한 게 좋다. 어쨌든 년초에 공공도서관만 이용해 보려고 했던 야심찬 계획을 포기하면서 올해는 선정(?)이 조금 늦어졌다.
올해의 호기심은 '예스24'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설정을 잘 못해서 인지 살짝 낯선 부분들이 있다. 사방 여백이 너무 없고, 줄 긋기가 살짝 어색.. 아마도 설정에서 어떻게 하면 되지 싶기도 한데... 읽어주는 목소리가 둘 뿐인 건 아쉽고, 한글은 어색하기 짝이 없게 읽으시면서도(기계가) 영어는 갑자기 원어민(?) 등장하여 사전 발음 시전하는 건 좀 웃기다.
그리고 예스24 이북 앱의 특징인지, 이번에 읽은 책이 이북으로 편하게 전환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목차가 통으로 되어 있어 챕터별 바로가기가 되지 않았다. 덕분에 왔다갔다 찾아가며 읽기는 거의 불가능, 중간중간 '뭐였더라?'를 많이 하는 편이라 이 부분이 가장 불편했다.
역시 가장 많이 '선정' 했던 리디북스가 나에게는 편하다. 그치만 어색한 것도 나름 즐기는 편이라 차츰 사겨보기로 한다. 어쨌든 앱 색깔은 맘에 든다.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며 어제 마친 책은 [사라진 소녀들]이라는 책이다.
제목은 살짝 자극적이다. 사라진 '소녀'라고 하기엔 애 엄마도 있고, 20대가 넘었는데,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고, 넷플릭스 시리즈도 있고... 여튼 이 '소녀'라는 말이 직역으로 도출된 '소녀'인가, 겸사겸사 독자의 호기심도 노린 것인가... 잠깐 생각해 봤다. 약간의 노림수도 있었겠지... 카피라이터라는 특성상 글을 보면 '나라면 어떻게 썼을까?'를 해 보는데, 특히 헤드라인이나 책 제목은 그렇게 연습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그렇다. 네가티브하한 통찰(?) 같은 건 아니라는 점... 일단 밝히고 가자.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 / 2차 세계대전 직후 이다. '~' 이걸 쓰지 않고 '/'로 표현한 이유는 실제로 시점을 그렇게 나누어 왔다갔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마리, 엘레노어, 그레이스 이렇게 세명의 여자고 그 이름 그대로 챕터 제목이다.
마리는 [사라진 소녀들]에서 그 '소녀'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의 영국 첩보원으로 발탁되어 훈련, 파견, 공작, 체포, 포로... 이하 생략... 등등 실제 전쟁의 전면에 나서야 했던 인물이다. 그녀는 프랑스어를 잘 한다는 이유로 '발탁되어' 정보원이 된다. 특별히 애국심 때문에 자원 한 건 아니고 길 거리 카페에 앉아 시집 읽다가 우연히. - 이런 전개가 좋다. 사실 전쟁은 일으킨 놈들이나 이유와 명분이 있지 국민은 그저 도구로 쓰일 뿐이다. 그녀는 전장에 나가기 전까지 애 딸린 미혼모였다. 소녀는 아님.
엘레노어는 여성 정보원 팀을 꾸린 인물이다. 영국을 위해 일하는 비밀 조직을 결성하지만 정작 자신은 폴란드 국적의 유대인이다. 첩보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여성 정보원은 비밀조직이자 나라에서 '정 그러면 한번 해봐.' 정도의 허락을 득한, 실험적 조직이었기 때문에 나라로 부터 보상도 받지 못한다. 작전 실패, 운영 실패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나라는 담당하지 않는다. 결국 본인에게 화살이 돌아올 것이다.
그레이스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이다. 기차역에서 우연히 발견한 엘레노어의 가방 + 호기심 ... 등등의 이유로 사라진 소녀들을 찾아 나선다. 그녀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었고, 조력자를 만나 우연히 갖게 된 사진의 주인공들을 찾는다.
전쟁을 배경으로 한 책과 영화는 많았지만 보통은 기다리는 여자, 조력하는 여자 였다면 이 소설은 여자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여자들이 각자 처한 상황,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약점, 믿음, 책임, 희망과 꿈들이 행간에 드러나고, 지루하지 않은 전개로 잘 읽혔다.
backbomb> 뒷 부분에 엘레노어의 배신을 오해(?) 하는 부분은 긴장감 제로. 작가는 꼬았으나 독자는 끌려가지 않았다.
지은이 팜 제노프는 실제사건의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국방부에서 일한 경험, 역사학 석사, 법학 박사... 공부도 많이 한 분.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역사소설을 여러편 발표 했다고 한다.
팜 제노프
저자 : 팜 제노프
1950년 미국 메릴랜드주 출생.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고아 이야기(The Orphan’s Tale)》 《사령관의 소녀(The Kommandant’s Girl)》 《파란 별의 여인(The Woman with the Blue Star)》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을 여러 편 발표했다.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방부에서 일한 경험과 외교관으로 폴란드에 파견되어 홀로코스트 문제를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집필했다. 현재 남편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 필라델피아 근교에 살면서 집필과 법학 강의를 하고 있다.
- 저자 소개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0765294
[사라진소녀들] 팜 제노프 저 / 정윤희 역 /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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