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풍남문 앞 펫동반 가능,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 후기
전주한옥마을에 느낌만 살린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에 다녀왔다. 한옥마을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특이한 느낌, 서까래 아래 폭신한 침대방, 뭐 없어 보이는데 뭐가 너무 많은 호텔이다.
(*어찌 쓰다보니 너무 진지해 졌습니다. 이런 류의 글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스킵해 주세요.)
글, 사진: 빵작
호텔어라이브 시화연풍 위치와 특징
호텔어라이브는 전주한옥마을에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전주한옥마을 길 건너에 있다. 경기전에서 길을 건너 풍남문 로터리가 나오는데 풍남문을 보고 오른쪽으로 돌아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제과점(원제과점)지나 첫번째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전주한옥마을과 근접해 있지만 한옥마을 안에 있지는 않아서 한적한 느낌이 든다.
출입문이며 어닝에 한옥 익스테리어를 했지만 건물만 보면 80년대? 여관이다. 그러니까 오래된 건물을 더 오래된 시대를 반영하여 리뉴얼 한 호텔이다. 컨셉이 독특하네.
전주한옥마을에는 수많은 한옥 숙소가 있다. 그러나 시화연풍은 한옥을 슬쩍 묻힌 양식 객실로 이루어져 있다.
한옥 숙소는 매우 유니크 하지만 침대 문제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우선 나부터도 고관절과 허리가 아파서 같은 가격이면 침대 숙소를 선호하니까. (그러면서 캠핑은 다님. ㅎㅎ. )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은 펫동반 가능한 호텔이다. 그러나 공용시설은 출입할 수 없고 주의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 음.. 공용시설 출입이 불가한 마당 없는 호텔이라면 반려견과 함께 하는 여행자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모르겠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소형견이나, 아무리 찾아도 펫동반 호텔이 없다면 그나마 하룻밤 정도? 뭐 그런 포지션일 듯 하다.
아이와 함께 하기에도 그리 적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3층 건물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다. 나는 내 짐만 들고 가기도 힘들던데, 아이와 여행하면 짐이 꽤 많던데 ... 그러저러한 이유로 친구와 여행이나 나홀로 여행자들에게 좋을 듯 하다.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이 전달하고 싶은 여러 의미들
일단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이라는 이름이 도저히 외워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 복잡한 이름이 바로 이 호텔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은 이름 만큼이나 곳곳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고, 그것을 투숙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의미, 명분, 좋은 의도.... 이러한 예쁜 말들이 실용성과 부딪히는 부분들이 꽤 있었다.
체크인을 하면 작가님이 만드신 예쁜 나전칠기 보석함(웰컴박스)에 호텔 키와 라이브어라이브 할인티켓, 시화연풍이 추천하는 근처 지도, 메모지 등을 넣어 준다. 물론 웰컴박스는 반납해야 하는 물건이다.
받을 때 '우아..!' 한다. 그리고 뒤돌아 몇걸음 걸은 후에 계단을 만난다. 바로 몇 분 전 감탄이 무색하게 이 존재가 불편하다.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고, 작품을 떨어트릴까 조심해야 한다.
문 앞에 도달하면 옛날식 열쇠를 이용해 문을 연다. 오른쪽으로 돌리나? 왼쪽으로 돌리나? 잠깐.. 애지중지 들고 온 웰컴박스을 바닥에 놓고 끙끙... 그동안 카드키에 익숙해진 터라 잠시 옛날식 열쇠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다.
마침내 문이 열리면 웰컴박스부터 문 안에 밀어 넣고, 가방을 넣고 신을 벗는다. 어.. 이거 웰컴박스 맞지? 벌칙 아니지?
체크아웃할 때도 마찬가지다. 객실내 안내문에는 이 보석함을 분실하면 5만원을 내야한다고.. 써 있었어.. 그래서 또 애지중지 들고 내려 온다.
이게...정말.... 예쁘다, 유니크하다, 그리고 불편하다.
내가 갔을 때 계단 벽면에는 호텔어라이브의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사진과 텍스트가 전시되어 있었다.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 - 굉장히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걸 익히고 확인하라고 투숙객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다. 호기심에 읽어 봤는데 읽기 쉽게 쓴 카피는 아니다.
객실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에 맞춰 일회용 생수는 제공하지 않으며 조용한 휴식을 위해 TV는 없다. 오래된 건물이라 방음에 취약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화분은.. 음.. 힘들어 보인다..
1층에 정수기가 한 대 있다. 그리고 물이 필요하면 내려가서 떠 먹으면 된다. 아마도 대부분 투숙객들은 밖에 나가 생수를 사오게 될 것이다. 펫동반 투숙객이라면 강아지를 데리고 물을 사러 나갔다 와야 한다.
좋은 의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호텔 측의 노력도 필요하다. 홍콩 이스턴 호텔의 사례를 들자면 객실에 유리병에 담은 생수를 비치하고 있다. 그리고 병에는 입수날짜를 기록해 놓았다. (이 방식에 엄청 감동했던 기억) 이런 노력이 어렵다면 한 층에 한 개 정도의 정수기는 배치하던가, 물을 떠 오는 병을 똑바로 들고와야 하는 주전자가 아닌 마개가 있는 무언가(이를테면 텀블러 대여)를 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긴 엘베가 없으니까.
옛날에 마케팅을 배울 때 단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말 장난을 꽤 열심히 연마했고 실제로 카피에 많이 써 먹기도 했었다. 그 시절이 떠오른다.
요즘은 절대 잘못, 절대 악은 없다. 좋은 의미 안에 약간의 의도나 꼼수를 끼워넣는 사례는 많다.
생수 문제로 트집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다. 나 또한 페트병 줄이기 운동에 동참했던 경험이 있어서 집에서 생수를 사먹지 않는다. 다만 서비스와 의미 사이에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차라리 솔직하게 실용성으로 어필하는 좋은 호텔들이 많다. 가성비 있는 실용적인 호텔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뭔가 약간... 아쉽다. 과연 소비자의 불편함을 고려하고 있는지, 이러한 문제들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지도 궁금하다.
이 공간은 전주의 이 거리가 예전에 전당포가 있었다는 스토리텔링을 담았다.
전당포 프로젝트는 나의 소중했던 무언가를 여기에 맡기고 누군가 필요하다면 판매가 이루어지는 그러한 공간이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이 잘 이용되고 있는지는 모르겠고,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써 의미가 있다. 사진찍기 좋게 해 놓았고, 먼지 컬렉팅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볼거리가 되는 제품들로 채워져야 더 흥미로울 듯 하다. 만약에 이 공간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한번씩 이벤트를 하면 어떨까 싶다.
시화연풍은 기획에 욕심이 너무 많았다.
기획은 잘 하는데 숙박은 잘 모르는 팀의 결과물? 혹은 광고회사나 마케팅 회사가 만든 숙소? 그런 느낌이었다.
광고회사 출신으로써 자백하자면.. 기획자들은 가끔 자신감 과잉으로 전문가의 실무 노하우를 가벼이 여기는 경향이 있다.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실무자, 관리자들이 고생 많을 것 같다.
호텔어라이브 전주 시화연풍 객실 리뷰
숙박한 곳은 스탠다드 더블룸이다. 킹사이즈 쯤 되는 침대가 있고,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천장을 살짝 들어올려 서까래 있는 지붕 느낌을 살렸다. 이 공사에 꽤 많은 예산을 썼을 것 같기도 하다. ㅎ.. 유니크 하다.
앞서 사진처럼 생수는 없고, 컵과 물주전자, 힘들게 연명하고 있는 화분이 하나 있다. (죽지 않고 잘 살고 있길...)
입실 하자마자 조심조심 들고 온 웰컴박스를 폭신한 침대 위로 올렸다.
웰컴박스는 죄가 없다. 전문가가 공들여 만든 작품이다.
표백하지 않은 오트밀 색깔 린넨과 잘 어울린다.
전통 창호 문양의 창문과 창을 통해서는 전동성당이 보인다.
아침 햇살과 오래된 집들의 지붕 위로 보이는 전동성당 뷰가 꽤 감성적이었다.
화장실 타일이 클래식하고 거울 뒤로 은은한 조명도 예뻤다.
샴푸, 콘디셔너, 바디워시가 샤워룸 안에 있고, 세면대에는 같은 용기에 핸드워시가 있다.
디스펜서 디자인은 예쁜데 액체가 나오는 구멍이 너무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서 손을 씻을 때마다 가슴과 배 사이로 비눗물 총을 맞았다. ㅎ..
시화연풍 루프탑과 라커
3층 복도 끝으로 루프탑이 바로 연결된다.
저녁 쯤에 불을 켜면 빈티지한 지붕들 풍경이 이색적이다.
근처에 옛날식 목욕탕 굴뚝이 유난히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풍남문과 전동성당도 보인다.
이쯤이 포토존이 아닐까 싶다.
1층에는 라커가 있어서 셀프로 이용할 수 있다. 큰 거 6개, 작은 거 6개, 총 12개 칸이 있다.
참고로 시화연풍 호텔은 조식은 운영하지 않고, 1층에 정수기, 냉장고, 전자렌지가 비치되어 있고, 취식은 객실이나 루프탑에서 가능하다.
체크인 할 때 제공하는 라이브어라이브 카드는 할인쿠폰이다. (할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음) 조식으로 사용하기 좋다.
로비에서 요가매트를 대여해 주고 요가나 명상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지는 않는다.
근처에 독채 한옥인 공익질옥도 이 호텔 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https://youtu.be/CVVaankEfhs?si=YbHVkYqsJgGGNPQs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9-5
0507-1372-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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